올해 ‘아트부산’에 작품을 출품한 법관(왼쪽) 스님이 동료 스님과 함께 지난 13일 전시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국내외 갤러리 110곳 참가8만명 찾으며 성황리 마쳐 “3040 컬렉터 급격히 증가”“부산이라는 이름을 내걸고 국제적 미술축제를 만들고 싶다는 꿈을 10년 만에 이룬 듯 싶습니다.” 손영희 아트부산 이사장은 16일 밤 이렇게 말했다. 올해 제10회를 맞은 아트부산이 이례적 성황을 이룬 것에 대한 감격의 큰 음성이었다. 13일 오후 VIP 프리뷰를 시작으로 이날까지 진행한 이번 축제는 방역 지침을 지키며 관람객을 제한했음에도 지난해의 3배가 넘는 8만여 명이 찾는 기록을 세웠다. 총매출액도 350억 원으로 국내 아트페어 사상 최대였다. 매출이 10억 원을 넘어서는 갤러리만 15곳이었다.손 이사장은 “감염병 사태로 여행이 제한된 상태에서 미술품을 통해 힐링도 하고, 자산 투자도 하겠다는 수요가 몰린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건희 컬렉션이 사회적 화두가 되면서 미술품 수집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데다가 30, 40대 컬렉터가 급격히 늘어난 것도 요인으로 꼽았다. 손 이사장은 “과거엔 수백만 원대 작품 구입도 망설였던 젊은 수집가들이 3000만, 4000만 원짜리를 성큼 사더라”고 전했다. 실제 현장에서 보니 젊은 컬렉터가 많이 눈에 띄었다. 변원경 아트부산 대표는 “출품작과 전시 수준을 높이려는 노력에 갤러리들이 호응해줬고, 관객참여형 특별전 10개를 유치해 초보 컬렉터들이 자연스럽게 즐길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었다”고 밝혔다. 올해 아트부산은 국내 92개, 해외 18개 등 110개 갤러리가 참가했다. 첫날 리누스 폰 카스텔무르 주한 스위스대사가 방문해 아트스페이스3의 나점수 작가 작품 등 6점을 구매함으로써 주최 측을 고무시켰다. 유럽의 메이저 갤러리 타데우스 로팍은 이날 다니엘 리히터의 그림을 8억 원에, 앤서니 곰리의 조각을 6억 원에 팔았다. 독일 페레스 프로젝트도 첫날 도나 후앙카 등의 작품 16점을 모두 팔아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완판 행진을 했다. 아트부산에 처음 참가한 홍콩의 에스에이플러스(SA+)는 마르크 샤갈의 작품을 25억 원에 팔았다. 페레스 프로젝트의 조은혜 아시아 디렉터는 “아트부산이 세계적 수준의 아트페어로 발돋움했음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국내 화랑들도 판매 실적을 크게 올렸다. 국제갤러리는 유영국의 ‘작품’을 7억 원에 판매한 데 이어 3억 원에 달하는 하종현의 회화 두 점을 판매했다. 1점당 1000만 원인 신진 작가 박진아의 작품도 3점이 완판됐다. 스위스 출신 미국 작가 우고 론디노네의 회화와 조각도 모두 팔렸다. 우정우 학고재 실장도 “예년보다 구매 열기가 높아서 김재용, 채림, 오세열, 윤석남 등의 작품을 고르게 팔았다”며 “30대에서 60대까지 수집가 연령이 넓어진 게 특징”이라고 전했다. 리안갤러리와 갤러리현대는 이번에 내놓은 이건용 작가의 작품을 모두 팔았다. 이 작가의 그림을 구매하지 못한 수집가들은 대기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한편, 이번 아트부산은 한류스타 배우 이민호와 가수 임슬옹, 안소희, 방송인 오상진 등 유명인들이 관람해 눈길을 끌었다. 아트부산 현장을 찾은 박형준 부산시장은 “남경필 전 경기지사가 아트페어를 보기 위해 내려와 반갑게 만났다”고 전했다.글·사진 = 장재선 선임기자 jeijei@munhwa.com[ 문화닷컴